공포가 지배하는 시간, 19일.


열이 오르면 해열제부터 찾는다.

그러나 열은 적이 아니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 반응이다.
열을 억지로 내리면 바이러스가 더 오래 산다.

몸이 아는 것을 머리는 모른다.
고통이 치유의 시작이라는 것을…

시장은 살아있다.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반응한다.
아프면 열이 오른다.
전쟁이 터지면 시장은 폭락한다.
투자자의 본능은 “팔아라”고 외친다.
그러나 그 폭락이 면역 반응이라면?

2차 대전 이후 20건 이상의 지정학적 충격을 추적한
데이터가 있다. CFRA와 LPL Research의 연구다.

평균 하락폭 -4.7%. 바닥까지 걸린 시간, 평균 19일.
원상 회복까지 걸린 시간, 평균 42일.

3주 만에 바닥을 찍고, 6주 만에 돌아온다.


숫자를 더 들여다보자.

1941년 진주만 공습. 다우지수가 폭락했다.
그러나 1945년 종전 시점의 다우지수는…
전쟁 이전보다 높았다.

1950년 한국전쟁.
포탄이 서울을 덮친 날 시장은 얼어붙었다.
그러나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화폐는 풀렸고
자산 가격은 반등했다.

1990년 걸프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후 S&P500은 -16.9%.
그러나 260일 만에 회복했고,
12개월 후 수익률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2001년 9.11 테러.
S&P500은 -11.6%. 닷컴 버블 붕괴했던 시기.
그럼에도 1년 후 시장은 상승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당일 S&P500은 흔들렸지만,
3개월 후 하락폭은 -8%.
경제 펀더멘털이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턴은 반복된다.
전쟁 발발 → 폭락 → 3주 내 바닥 → 6주 내 회복.
그리고 12개월 후,
경기침체가 동반되지 않은 경우 평균 수익률 +9.8%.


그런데 이 공식이 깨지는 조건이 있다.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아랍 산유국의 석유 금수조치. 유가 4배 폭등.
물가 폭등, 경기 침체가 동시에 왔다.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12개월 실질 S&P500 수익률은 -37%.

베트남전쟁. 10년 이상 지속.
전비 충당을 위한 달러 남발이
1970년대 미국 인플레이션의 씨앗이 됐다.

두 전쟁의 공통점은 하나다. 장기화.

전쟁이 길어지면 화폐 팽창된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진다.
그 순간, 시장의 면역 반응은 작동하지 않는다.

LPL Research의 결론도 같다.
시장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전쟁이 아닌 경제 환경.
경기침체가 동반되지 않으면 회복한다.
동반되면, 모든 시간표가 무너진다.


2026년 3월, 이란 전쟁이 진행 중이다.

브렌트유 100달러.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코스피 이틀간 19.3% 폭락.

투자자가 읽어야 할 것은 하나다.
이 전쟁이 장기화될 것인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사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
19일. 42일. 그리고 12개월.

만약 그렇다면,
1973년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나는 지금 어느 쪽에도 베팅하지 않는다.
대신 관찰하고 측정한다.
자금이 어디서 나오고 어디로 가는지.
신용 환경이 무너지고 있는지, 버티고 있는지.
달러가 강해지고 있는지, 약해지고 있는지.

열이 오를 때 해열제를 삼킬 것인가,
면역 반응을 믿고 기다릴 것인가.

그 판단은 체온계가 한다. 감이 아니라.

하지만, 결정은 나의 몫이다.
책임도…


데이터 출처: LPL Research, CFRA (Sam Stovall), Bloomberg, S&P Dow Jones Indices. 2차대전 이후 주요 지정학적 충격 20건 이상의 S&P500 성과 분석 기반. 본 콘텐츠는 교육/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measure-dont-predict.com

Leave a Comment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