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의 역사 ①] 네로의 은화

와인에 물을 타면 처음엔 아무도 모른다. 한 잔, 두 잔. 맛이 조금 싱거워졌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와인이라 믿는다. 하지만 물을 타는 손이 멈추지 않으면어느 순간, 잔에 남는 것은 와인이 아니다. 그저 빛깔만 비슷한 와인과 물 그 사이 무언가다. 서기 64년. 로마 황제 네로가 한 일이 정확히 이것이었다. 로마 제국의 화폐는 은화 데나리우스였다. 군인의 … Read more

[주간 시장 측정] 2026년 3월 3주차(3/16 ~ 3/20)

환율 1,494원에서 1,505원.WTI는 주중 $114까지 치솟았다가금요일 $98로 내려앉았다. 숫자만 보면 KOSPI는 올랐다. 주간 +5.36%.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월요일 KOSPI 5,550.화요일 5,640.수요일 5,925. 전일 대비 +5.04% 급등. 주간 고점. 무슨 일이 있었는가.수요일 하루, 기관이 +3조 1,367억을 쏟아부었다.외국인도 +1조 4,561억.하루 만에 스마트머니가 4.5조를 투입한 것이다. 목요일, 모든 것이 뒤집어졌다.KOSPI 5,763. -2.73%.외국인 -2조 294억. 기관 -9,402억. … Read more

[강세장의 해부학 ①] 강세장은 화폐와 희망이 만나는 자리다

1939년 9월,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날. 존 템플턴은 브로커에게 전화를 걸었다.“뉴욕 증권거래소에서 1달러 이하에 거래되는 주식을 전부 사라.” 104개 종목을 샀다. 세상이 끝난다고 믿는 사람들이 내다 버린 주식을… 4년 뒤, 그 포트폴리오는 400%를 돌려줬다. 104개 중 파산한 것은 4개뿐이었다. 템플턴은 훗날 이렇게 말했다.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고, 회의 속에서 자라고, 낙관 속에서 성숙하고, 도취 속에서 … Read more

승률 66%인데 진짜 무기는 따로 있었다

1941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외야수 테드 윌리엄스는 시즌 마지막 날을 맞았다. 타율 .39955. 반올림하면 4할. 감독 조 크로닌이 제안했다. “오늘 쉬어. 기록은 보존된다.” 마지막 두 경기를 앉아서 보낸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마지막 4할 타자가될 수 있었다. 윌리엄스는 거절했다. “4할 타자가 되기 위해, 발끝만 걸치고 서 있을 생각은 없다.” 더블헤더에 나가 8타수 6안타. 시즌 타율 .406. 80년이 넘도록 … Read more

[주간 시장 측정] 2026년 3월 2주차(3/9 ~ 3/13)

‘코스피 폭락’, ‘환율 1,500원 돌파’, ‘외인 매도 폭탄’, ‘유가 100달러’… 우리의 타임라인에 보이는 것은 공포뿐이다. 긍정적인 글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게 공포는 전염된다. 하지만 시장은 아직 견고하다. 월요일 KOSPI 5,251. 전주 대비 -333p 갭다운. 화요일 5,532까지 반등. 하루 만에 +280. 수요일 5,609. 주간 고점. 목요일부터 밀렸고, 금요일 5,487 마감. 주간 -1.75%. WTI가 $83에서 $98까지 흔들렸다. … Read more

12% 폭락한 날, 나는 커피를 마셨다

2026년 3월 4일, 코스피가 12% 넘게 빠졌다. 뉴스는 비명을 질렀고, SNS는 공포로 뒤덮였다. “이번엔 진짜 끝이다.” “전쟁이 나면 주식은 끝이다.” “다 팔아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X에 글을 썼다. “지옥을 통과하는 중이라면,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라.” 오해하지 마라. 나는 대담한 사람이 아니다. 심장이 강한 것도 아니다. 다만 구조가 있었다. 2013년, 나는 금과 … Read more

하이퍼인플레이션이 히틀러를 만들었다

1919년 6월, 베르사유 궁전 거울의 방. 연합국은 독일에 전쟁 배상금을 선고했다. 1,320억 금마르크. 당시 달러로 330억 달러. 영국 협상단의 젊은 경제학자 케인즈는 조약문을 읽으며 계산기를 두드렸다. 독일이 실제로 갚을 수 있는 금액은 기껏해야 그 4분의 1 수준이라는 결론. 케인즈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와 두 달 만에 한 권의 책을 써냈다. 《평화의 경제적 결과》. 그는 이 조약을 … Read more

은광 3만 톤으로도 지키지 못한 것

세상에서 가장 귀한 자원은,금도, 은도 아니다.사람, 인적 자원이 가장 중요하다. 16세기 유럽, 스페인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남미 포토시 은광에서 캐낸 3만 톤의 은. 유럽 전체 은 매장량의 세 배에 달하는 부. 그리고 그 돈으로 건조한 무적함대. 그러나 1588년, 영국 앞바다에서 무적함대가 격침되었고, 유럽은 의문을 갖게 되었다. 어떻게 세계 최강의 해군이 무릎을 꿇었는가? 답은 전술이나 날씨가 … Read more

빚을 갚을수록 빚이 늘어나는 역설

1929년 10월 16일,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뉴욕타임스에 이렇게 선언했다. “주가는 영구적인 고원(permanently high plateau)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매물이 하루에 1,640만 주가 쏟아져 나왔다. 역사는 그날을 블랙 화요일이라 부른다. 피셔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경제학자였다. 몇 주 만에 전 재산을 잃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투자에서 참패한 바로 그 사람이 … Read more

꿀벌처럼 악을 만드는 존재 – 윌리엄 골딩『파리대왕』의 경고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영국 해군 중위 윌리엄 골딩은 로켓 발사함의 지휘관으로서 해변을 향해 포격 명령을 내렸다. 해변에서 쓰러지는 것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는 함포의 연기 속에서 구별할 수 없었다. 전쟁이 끝난 뒤, 그는 영국의 한 학교에서 소년들을 가르치며 이렇게 썼다. “인간은 꿀벌이 꿀을 만들 듯 악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10년 후인 1954년, 그 문장은 한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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