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66%인데 진짜 무기는 따로 있었다


1941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외야수
테드 윌리엄스는 시즌 마지막 날을 맞았다.
타율 .39955. 반올림하면 4할.

감독 조 크로닌이 제안했다.
“오늘 쉬어. 기록은 보존된다.”
마지막 두 경기를 앉아서 보낸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마지막 4할 타자가
될 수 있었다.

윌리엄스는 거절했다.
“4할 타자가 되기 위해,
발끝만 걸치고 서 있을 생각은 없다.”

더블헤더에 나가 8타수 6안타.
시즌 타율 .406.
80년이 넘도록 아무도 넘지 못한 기록이다.


그런데 이 기록을 뒤집어 보면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다.

.406은 열 번 타석에 들어서서
네 번 안타를 친다는 뜻이다.
나머지 여섯 번은 실패한다.

역사상 최고의 타자가
열 번 중 여섯 번을 아웃당했다.

야구에서 이것은 상식이다.
3할이면 훌륭한 타자, 4할이면 전설.
아무도 타율 10할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주식 시장에만 오면 사람들 달라진다.

“승률이 몇 퍼센트예요??”


매매 기록을 정리해봤다.

73건의 매도. 45개 종목.
48승 25패. 승률 65.8%.

나쁘지 않은 숫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숫자는 수익의 원인이 아니었다.

이긴 48번의 평균 수익률, +24.7%.
진 25번의 평균 손실률, -7.3%.

이길 때 24%를 벌고, 질 때 7%를 잃었다.
수익비 3.4 대 1.

이 비율이 수익을 만든 진짜 무기였다.


수익비의 수학은 단순하다.

승률이 50%인 트레이더가 있다고 하자.
열 번 중 다섯 번을 맞추고 다섯 번을 틀린다.

수익비가 1:1이면 — 본전이다.
이길 때 10만 원, 질 때 10만 원.
50만 원 벌고 50만 원 잃는다.

수익비가 3:1이면 — 돈이 남는다.
이길 때 30만 원, 질 때 10만 원.
150만 원 벌고 50만 원 잃는다.
다섯 번을 틀려도 계좌는 +100만 원.

반대의 경우를 보자.

승률 80%인 투자자.
열 번 중 여덟 번을 맞춘다.
그런데 이길 때 5만 원 벌고,
질 때 30만 원 잃는다. 수익비 0.17:1.

40만 원 벌고 60만 원 잃는다.
여덟 번을 맞춰도 계좌는 -20만 원.

투자는 패션이 아니다.
승률은 자존심을 지켜줄 뿐이다.
수익은 말 그대로 수익비에서 온다.


내 기록으로 돌아가 보자.

가장 큰 수익은 오0000틱, +178%.
가장 큰 손실은 엘00프, -19%.

수익 상위 5건의 평균: +85.3%.
손실 상위 5건의 평균: -15.1%.

한 번의 큰 수익이
다섯 번의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비밀은 비중에 있었다.

안 되는 게임에서는 빠르게 잘랐다. 12% 폭락한 날, 나는 커피를 마셨다
-7%대에서 끊었다.
작은 상처만 남기고 빠져나왔다.

되는 게임에서는 버텼다.
오0000틱은 진입 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기다렸다.
시세가 시작되자 비중을 더 실었다. +178%.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수익 나는 종목을 서둘러 판다.
10만 원 벌면 즉시 익절.
잃고 있는 종목에는 물타기를 한다.
50만 원 잃으면 “언젠가는…” 하며 버틴다.

승률은 높아 보인다.
그러나 계좌는 줄어든다.


1983년, 시카고의 전설적 트레이더 리처드 데니스는 동료 윌리엄 에크하르트와 내기를 했다.

“트레이딩은 가르칠 수 있다.”

데니스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광고를 냈다.
수천 명이 지원했고, 23명이 선발되었다.
회계사, 보드게임 설계자, 경비원, 고등학생.
시장 경험은 거의 없었다.

데니스가 가르친 것은
종목을 고르는 비법이 아니었다.
포지션 사이징과 리스크 관리 규칙이었다.

얼마를 걸 것인가.
언제 자를 것인가.
언제 더 실을 것인가.

2주간의 훈련. 그리고 실전 투입.

5년 뒤, 이 초보 트레이더들(‘터틀’ 들)은
총 1억 7,50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에크하르트는 인정했다.
“틀렸다. 트레이딩은 기계적 시스템으로
가르칠 수 있다.”

터틀의 승률은 높지 않았다.
전략의 특성상 작은 손실이 빈번했다.
하지만 추세가 살아 있는 소수의 거래에서
비중을 실어 큰 수익을 가져갔다.

되는 게임에 돈을 싣고,
안 되는 게임에서는 돈을 줄인다.
40년 전에 증명된 원칙.


나의 25번의 패배가 남긴 상처는 평균 -7.3%.
48번의 승리가 남긴 이익은 평균 +24.7%.

25번의 상처를 합치면 약 -183%.
48번의 이익을 합치면 약 +1,186%.

승률이 수익을 만든 게 아니었다.
비율이 만들었다.

만약 승률이 50%로 떨어져도,
수익비 3.4:1이 유지되는 한
계좌는 여전히 플러스다.

반대로, 승률이 90%여도
이길 때 1%를 벌고 질 때 20%를 잃으면
계좌는 녹는다.


나는 매 분기 이 두 숫자를 계산한다.

이겼을 때의 평균 수익률.
졌을 때의 평균 손실률.

그 비율이 1보다 크면 계속한다.
작으면 멈추고 구조를 고친다.

승률을 높이려는 노력은
타석에서 10할을 치려는 욕심과 같다.
윌리엄스도 열 번 중 여섯 번을 실패했다.

발끝만 걸치고 서 있을 생각은 없다.
대신 실패할 때 작게 지고,
성공할 때 크게 싣는 구조를 만든다.

그 구조가 승률보다 오래 간다.


인 매매 기록과 독자적 데이터 분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터틀 트레이더 관련 사실은 Michael Covel, “The Complete TurtleTrader” (2007) 및 Wikipedia “Richard Dennis” 항목을 참고했습니다. 본 콘텐츠는 교육/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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