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4일, 코스피가 12% 넘게 빠졌다.
뉴스는 비명을 질렀고, SNS는 공포로 뒤덮였다.
“이번엔 진짜 끝이다.” “전쟁이 나면 주식은 끝이다.”
“다 팔아야 하는 거 아니야?”
나는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X에 글을 썼다.
“지옥을 통과하는 중이라면, 멈추지 말고 계속 걸어라.”
오해하지 마라.
나는 대담한 사람이 아니다.
심장이 강한 것도 아니다.
다만 구조가 있었다.
2013년, 나는 금과 은을 샀다.
“위기의 순간에 환율과 안전자산 효과로
곱절이 될 것이다.”
그때 세운 가설이었다.
주식 포지션 대비 약 20%.
전체 자산의 약 10%.
크지 않다.
하지만 이 10%의 역할은
나머지 90%를 지키는 것이었다.
주식이 12% 빠진 날,
금은 올랐다. 환율도 올랐다.
원화 기준 금 가격은 그날 더 뛰었다.
전체 자산의 하락폭은
주식만 보유한 사람의 절반도 안 됐다.
“죽지 않는다”는 확신.
그것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해준 전부였다.
그날, 나는 데이터를 봤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팔았다.
하지만 2차전지,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은
오히려 매수하고 있었다.
코스닥에는 주간 2.3조 순매수.
시장 전체를 떠난 게 아니었다.
선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예탁금 123조. CMA 107조. MMF 217조.
돈은 시장에 그대로 있었다.
우리의 감정과는 다르게…
공포에 빠진 사람은 데이터를 보지 못한다.
“전쟁이 나면 끝이다”는 감정이
화면 전체를 덮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2024년 8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코스피 -8.8%. 3주 만에 회복.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코스피 -8.4%. 12개월 안에 +95%.
2001년 9월, 9·11 테러.
미국 시장 -15%. 한 달 만에 회복.
외생 변수에 의한 급락은 회복된다.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것”과
그날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차이를 만드는 건 지식이 아니라 구조다.
금과 은을 산 건 2013년이다.
13년을 들고 있었다.
13년 전 주변 모두가 비웃었다.
당시 금과 은은 하락 중이었으니까.
“금이 왜 필요해?”
“주식이 더 오르는데 금은 뭐하러?”
“그거 어떻게 갖고 다닐래?”
가족조차 부정적이었다.
그래서 있다는 말도 안 했다.
13년을 낡은 차에 싣다니고,
숙소를 옮길 때마다 함께 옮겼다.
보험은 평소에는 쓸모없어 보인다.
비가 안 오면 우산은 짐이다.
하지만 태풍이 오면 우산을 가진 사람과
안 가진 사람의 차이는 극명해진다.
3월 4일은 태풍이었다.
13년간 짐처럼 들고 다니던 우산이
그날도 펼쳐졌다.
이 글의 요점은 금을 사라는 게 아니다.
“죽지 않는 구조”를 먼저 만들라는 것이다.
구조가 있는 사람은 폭락장에서 데이터를 본다.
외국인이 뭘 사고 있는지, 돈이 어디에 있는지,
역사적으로 이 패턴이 어떻게 끝났는지.
구조가 없는 사람은 폭락장에서 공포를 본다.
뉴스 헤드라인, SNS의 비명,
“다 팔아야 하나”라는 자기 안의 목소리.
같은 날, 같은 시장. 보는 것이 다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
전쟁, 환율, 금리, 외국인의 결정.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자산의 구조, 기록하는 습관,
그리고 공포 앞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여유.
측정하려면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
살아남으려면 구조가 필요하다.
13년 전에 산 보험은 그날도 작동했다. 어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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